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은 2023년 오전 1시 17분경 가지안테프 남쪽에서 규모 7.8로 튀르키예 중, 남부를 강타한 지진이다. 이는 1939년 에르진잔 지진 이후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의 지진이다. 첫 지진 후 다수의 여진이 발생하였으며 첫 지진에서 9시간후 본진 인근의 다른 단층에서 유발 지진인 규모 M7.5의 두 번째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최소 170,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1999년 이즈미트 지진 이후 튀르키예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지진으로 기록되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역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전 세계로 따져도 2010년 아이티 지진 이후 전 세계에서 사망자가 제일 많은 지진이며 21세기에 발생한 지진 중 사망자가 5번째로 많은 지진이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 아나톨리아판 3개 판이 서로 부딪히는 지점 인근에서 발생했다. 지진의 메커니즘과 진앙은 동 아나톨리아 단층대(EAFZ) 혹은 사해 변환 단층대(DST)에서 발생하는 지진들과 유사하다. 동 아나톨리아 단층에선 튀르키예 지역을 에게해 판 방향으로 서쪽을 향해 밀고 있으며, 사해 변환단층은 아라비아판을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의 북쪽으로 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파열된 단층의 길이는 약 190km, 폭은 약 25km로 파악했다. 본진의 규모는 1939년 에르진잔 지진과 같은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강한 규모의 지진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2021년 사우스 샌드위치 제도 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본진의 규모는 7.8이다. 진앙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국경 지역에 있는 도시인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주향이동 단층형 지진이다. 단층은 서북-동남쪽 방향을 축으로 한 동북쪽 경사 단층형 지진이거나 서북-동남쪽 방향을 축으로 한 서북쪽 경사단층형 지진으로 추정된다. 본진 직후 규모 M6.7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번 본진이 발생한 지역은 비교적 지진 활동이 적은 지역에 속한다. 1970년 이후 본진이 발생한 진앙에서 반경 250km 이내에 규모 M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때는 단 세 차례이다. 이 세 지진 모두 동 아나톨리아 단층대 위에서 일어났거나 바로 인근에서 일어난 지진이다. 이번 본진이 일어난 곳은 지진 활동이 거의 없었던 곳이었지만, 그 외 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은 역사적으로 강한 규모의 지진이 덮쳤던 적이 있었다.
튀르키예에서는 총 6,234명이 사망하고 37,011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지진의 영향을 입은 사람은 1,350만명이고 피해 건물은 4백만 채에 달했으며 건물이 붕괴하여 수천 명이 잔해에 갇혔다. 갇힌 사람들 중 일부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도움을 요청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열기도 했다.
시리아 반정부군 장악 지역은 당시 눈보라가 덮치고 콜레라가 발생한 열악한 환경에서 지진까지 발생하여 막심한 피해를 보았다.
도시 전역의 여러 고고학 유적지에 금이 가거나 붕괴하는 피해를 보았으며 튀르키예 국경 마을인 라조에서는 교도소의 문과 벽이 금이 가는 바람에 IS 대원으로 추정되는 죄수 20명 이상이 탈옥했다.
시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알레포는 과거 여러 차례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보았지만 정확한 지진의 규모와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본진 발생 3일 전 규모 4.2의 전진이 본진과 같은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본진 11분 후에 규모 6.7의 여진이 발생했다.
9시간 후에는 규모 7.5의 유발 지진이 발생했으며 12시간 이내 총 54회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규모 7.5의 지진의 진앙은 엘비스탄 북북동쪽 4km 지점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지진이 본진과는 별도의 단층 세그먼트에서 난 지진으로 길이는 약 120km, 너비는 약 18km이며 대부분의 초기 지진 보고서에서는 여진이 아닌, 본진의 자극을 받아 발생한 다른 단층에서 일어난 유발 지진으로 해석했다. 지진을 일으킨 단층은 동 아나톨리아 주 단층과는 별개의 단층이다. 이후 규모 6.0의 여진이 이어졌다.
유럽 지중해 지진 센터에서는 지진의 진동이 이집트, 조지아, 그리스, 이스라엘, 아르메니아, 이라크, 러시아, 팔레스타인, 요르단에서도 감지되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천장이나 벽에 매달린 물체가 심하게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느껴져 주민들이 집 밖으로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레바논에서는 곳곳에서 주민들이 잠에서 깼다. 레바논의 건물은 최대 40초가량 흔들렸고 주민들이 집을 나와 길거리에 머물거나 차를 타고 건물에서 대피했다. 전반적으로 지진이 레바논에 미친 영향은 적긴 했지만 일부 건물이 손상을 입었다.
인구 1천500만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 과거 규모를 뛰어넘는 대지진이 덮칠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 아예 일찌감치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시민마저 줄을 잇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와 스웨덴이 공동 주최한 국제 공여국 회의에 참석해, 튀르키예에 1,500만 달러·시리아에 100만 달러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회의에는 EU 회원국과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주요 공여국(지원을 제공하는 나라), 유엔개발계획 등 국제기구, 세계은행 등 60개 국가와 기관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들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총 70억 유로(약 9조 9천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발표했다.
각국 정부와 구호단체는 지진 피해 지역의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인력은 물론 자금, 장비 등을 앞다퉈 급파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반목 중이던 미국, 러시아, 정찰 풍선 격추 사건으로 미국과 대립 중이던 중국도 지원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러시아, 이스라엘, 독일, 그리스, 일본, 영국, 요르단, 이집트, 인도, 스위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프랑스, 폴란드,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몰도바, 뉴질랜드, 멕시코 등이 지원국 명단에 올랐다.
대재앙에 전 세계는 구조와 지원에 뜻을 같이했다.